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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동탄 쌀국수 분짜 맛집 하노이별 재방문

by DDragon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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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Dragon입니다.

 

  어제부터 갑자기 가을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몸이 피곤하기도 했고, 또 날이 쌀쌀해지기도 했죠. 그리고 오랜만에 베트남에서 함께 지내던 분들과 연락을 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포스팅을 한 번 더 하기로 생각했던 하노이별에 재방문하기로 했습니다. 퇴근과 동시에 재빠르게 하노이별로 갔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하노이별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게를 확장하셨더라고요. 사라지지 않고 잘 지내고 계시는 듯하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베트남에서의 추억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오래도록 이 자리에 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은 늦은 저녁 시간이어서 그랬는지 가게 안은 한적했습니다. 제가 들어섰을 때 몇 테이블이 있었지만 곧 식사를 마치셨는지 다들 귀가하셨거든요. 덕분에 조용한 상황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먼저 지난번에는 소개하지 못했던 메뉴판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하노이별에 방문하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사이드 메뉴
기본이 되는 소고기 쌀국수 메뉴들
다른 쌀국수 메뉴들
태국 음식과 밥류
쌀국수와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 메뉴

  지난 번에는 쌀국수와 파인 돼지 덮밥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시켜서 먹었는데요. 날이 쌀쌀한 김에 뜨끈한 국물을 먹을까 해서 쌀국수 단품 메뉴를 주문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계획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죠. 아무래도 지난번에 먹은 메뉴보다는 다양한 메뉴를 소개해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다음 장을 보자마자 들어서 말이죠.

  바로 분 짜(Bun Cha)입니다. 분짜는 여러 여행 프로그램이나 베트남 관련 콘텐츠들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메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분짜는 숯불에 구운 돼지 고기와 각종 채소, 쌀국수 건면, 그리고 따뜻한 육수 국물이 함께 제공됩니다. 고기와 면, 채소 등을 육수에 담가 먹는 방식이죠. 쉽게 생각해서 메밀 소바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메밀 소바는 차가운 육수인 데 반해 분짜는 뜨끈한 국물이라는 점이 다르죠. 아무튼 오랜만에 만난 분짜라 반가운 마음에 분짜를 먹기로 했습니다. 분짜 하나만 먹기에는 좀 아쉬워서 사이드 메뉴인 짜 져(Cha Gio)도 하나 시켰습니다.

  베트남 여행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발음상 오 발음 보다는 오와 어의 중간 발음에 가까워서 실제로는 짜 조보다는 짜 져에 가깝게 발음하시면 원어와 비슷하게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편의상 이후 포스팅에서는 짜 조라고 표기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주문을 하고 잠시 가게 내부를 살펴보았습니다.

넓어진 가게 내부의 모습. 함께 제공되는 차
있어보이게 찍고 싶었지만 쉽지 않다.

  조금 기다리면 이제 요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분짜와 짜조의 모습니다. 제가 아는 분짜와는 조금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는 면이 상당히 얇은 면이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쌀국수 면보다도 더 얇은 느낌이었습니다. 둘째는 육수가 차게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스이자 육수인 국물은 따뜻하게 나오는 것이 본토의 분짜라면 하노이별의 분짜는 약간의 변주를 준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고기나 짜조가 따뜻했기 때문에 먹는 데는 전혀 문제나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색다른 맛이기도 했고, 또 그만큼 맛있어서 아주 행복한 식사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짜조가 두 번 겹쳤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한 짜조가 나오는 것을 알았다면 다른 사이드를 시켜서 세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제 맛있게 먹어보시죠.

먹음직스럽게 익은 고기와 수줍은 듯 숨어 있는 쌀국수면

  베트남 음식점에 왔는데 아무래도 이것이 빠질 수는 없겠죠!

  고수입니다. 고수를 드실 줄 아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싱싱한 고수가 얼마나 좋은 향을 내는지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고수를 못 드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이렇게 따로 제공되는 식당이 대부분입니다. 어쨌든 저는 고수를 상당히 좋아하고 또 즐겨 먹었기 때문에 오늘도 맛있게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는 고기와 면, 야채를 들어 소스에 듬뿍 찍어줍니다. 소스는 달콤한 느낌이었습니다. 차가운 소스와 따뜻한 고기가 만나니 조금은 냉면에 구운 고기를 얹어 먹는 그런 느낌도 났습니다. 면의 식감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말그대로 느낌만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첫 맛을 보았으면 다시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소스를 조금 변형해야겠습니다. 저는 매운맛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 고추를 넣은 음식을 정말이지 사랑합니다.

고추를 크게 한 스푼 넣기

  고추를 저렇게 넣어주면 소스에 매콤함이 가미되어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베트남 고추는 특유의 매운맛으로 첫맛이 굉장히 맵고 강렬한 것과는 달리 오래도록 맵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한 방 크게 날리고 서서히 물러가는 방식이죠. 고추를 넣었으니 다시 먹어보겠습니다.

  고수를 곁들여주는 것도 잊지 않겠습니다. 외국인들의 입맛에는 깻잎이 고수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향 채소는 확실히 지역이나 국가의 특색을 따라가는 것 같은데, 그런 의미에서 베트남의 향 채소는 저와 정말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베트남에 오래 살면서도 음식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고수를 즐길 수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사진을 더 찍을 생각도 못하고 음식을 거덜내고 말았습니다. 확실히 사이드 역시 양이 적지 않다 보니 꽤 배부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사이드로 짜조를 시키시려면 두 분이 가셔서 메인을 하나씩 드시면서 짜조를 정말 사이드로 시켜서 나눠 드시면 딱일 듯합니다. 어쨌든 한 끼에 다 먹었으면 1인분입니다.

 

 

  베트남 음식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저에게는 일종의 추억팔이 음식입니다. 분짜와 짜조를 시켜서 거의 2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는 것은 현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고국에 와서도 베트남에서의 추억을 잊지 않을 수 있고, 그곳에서 먹은 음식들을 다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저에게는 크게 아깝거나 하지는 않은 가격입니다. 더군다나 지금도 연락하고 있는 베트남에서의 소중한 인연들을 떠올리게 해 준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담아 빈 그릇으로 답해드리는 것입니다.

 

  눈과 혀와 마음이 즐거운 음식이라는 것은 역시 그런 의미겠죠.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노이별 메뉴에 바잉 쎄오(Banh Xeo)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반쎄오라고 알려진 이 음식은 계란을 넓게 핀 뒤에 각종 채소와 고기, 해산물 등을 넣고 접어서 쌈을 싸 먹는 그런 음식입니다. 베트남 여행 영상이나 콘텐츠에서 분짜만큼이나, 어쩌면 다른 모든 음식들보다도 자주 소개되고 많이 노출된 음식이거든요. 실제로 저도 베트남에 처음 갔을 때, 제일 먼저 바잉 쎄오를 사 먹기도 했었고요. 바잉 쎄오를 보면 베트남에 처음 도착했을 때, 베트남에서의 첫 출근과 첫 퇴근, 말도 안 통하는 동네에서 처음으로 사 먹은 바잉 쎄오의 맛, 그런 것들이 주르륵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그렇게 추억에 젖어서 비오는 거리를 털털거리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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