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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멋플/핫플멋플(국내)

2012년도 내일로 기차 여행 (군산, 금강 하구둑, 채만식 문학관)

by DDragon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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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Dragon입니다.

 

  이번 글은 군산에 관한 내용입니다. 여행의 묘미는 아무래도 변수에 있죠. 계획한 것대로 흘러가는 여행도 좋지만,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한 번씩 튀어주는 것도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군산이 그랬는데요. 사실 순천으로 바로 이동하는 계획이었는데, 지나는 길에 채만식 문학관이 눈에 띄어 허겁지겁 내리게 되었습니다. 내일로 여행은 횟수에 상관없이 기간 동안 기차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부담없이 내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일단 내렸습니다

  일단 내렸습니다. 다행히 군산역에서 채만식 문학관이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기차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다는 사실은 걸어가면서 깨달았습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먼 거리를 걸어가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중간중간 볼거리들이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채만식 문학관으로 가는 구불길

  약간 둘레길 느낌으로 이름을 붙인 것 같은 구불길입니다. 상당히 긴 거리여서 운동하시는 분들도 간혹 보이고 또 여행을 오신 분들도 보였습니다. 다만 날씨가 덥다보니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길의 끝에 목적지가 있으니 열심히 걸어 봐야죠!

 

채만식 문학관의 모습

  사실 문학관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관광객들이 잘 찾지는 않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교과서에서나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채만식이라는 작가의 문학관은 역시나 더 그렇겠죠. 저는 전공이 전공인지라 워낙 익숙해서 반가운 마음에 그만 한걸음에 오고야 말았습니다 ㅎㅎㅎ 

집필중인 작가와 널브러진 연습장들

  상당한 클리셰죠. 원고지나 연습장에 집필 중인 작가와 한없이 버려지는 종이들. 물론 채만식 작가가 이렇게 글을 썼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상당히 진부한(?) 표현이긴 합니다. 그래도 방의 구조나 가구의 모습 등을 통해 당시에 어떤 환경에서 집필을 하셨는지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채만식 작가의 일대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당한 훈남이십니다. 당시 작가분들은 어찌 그리도 다들 훈남이신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채만식 작가 역시 상당히 훈남이란 사실을 알고 갑니다. 저는 글을 쓸 운명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 아무튼 반가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이제는 다시 길을 떠날 시간입니다. 물론 내린 김에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금강 줄기를 따라 걸으니 생각이 많아지는 길입니다. 

 

  물고기가 다니는 길이라는 어도(漁道)는 금강 하구에 물고기들이 드나들 수 있는 길을 터둔 곳입니다. 이 길을 통해서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금강을 오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인간들이 하구에 둑을 만들지 않았다면 원래는 더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겠지만요.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결국 인간의 필요에 의해 둑을 설치했지만, 그것이 생태계에 영향을 적게 주도록 인위적인 길을 만들어 제공했다는 내용입니다. 뭔가 그럴싸하지만 사실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이런 노력들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알고, 생태계를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삶이 그대로 자연에 녹아드는 날이 다시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꼭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해봅니다.

  군산 역을 향해 되돌아오는 길에는 독특한 공원이 있어서 저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문학관 근처여서 그런지 시비 공원이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읽는 시들도 있고 해서 하나하나 정성들여 곱씹고 왔던 기억이 나네요. 몇몇 유명한 시들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윤동주, 「서시」
김춘수, 「꽃」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윤동주의 「서시」, 김춘수의 「꽃」,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 세 시는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지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시들이죠. 너무 익숙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고, 아는 것이 전부일거라고 착각했던 적도 있지만, 역시나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느껴지는 것들이 새롭게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사람의 생각은 너무 짧고, 또 그 짧은 생각 속에 갇혀서 너무 잠깐의 고민만 하기 때문일까요?

  순천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군산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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