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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멋플/핫플멋플(국내)

보은 여행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2

by DDragon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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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Dragon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보은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두 번째 글이기 때문에 주로 가서 먹은 음식들 위주로 포스팅이 될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에 관한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하단에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될 듯합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출발해 볼까요?

  일단 지중해담치를 손질하는 것까지가 어제의 포스팅이었다면, 오늘은 본격적으로 저녁에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일요일이 친구 남자 친구의 생일이라 케이크를 준비하려고 했었는데, 역시나 까먹고 사 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은 잠시 외출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남아서 정리도 좀 하고 먹을 준비도 하려고요. 어차피 저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 없어서요. 우선 처음으로 준비할 것은 목살 꼬치입니다. 목살에 대파, 버섯, 파프리카와 소시지까지 손질하며 준비하면 끝입니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노력에 비해 성과가 굉장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손질 자체는 매우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요.

  준비한 재료들을 잘 꽂았다면 마무리로 후추를 듬뿍 뿌려줍니다. 후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더 많은 후추를 뿌릴까 생각했지만, 너무 강한 향이 나면 또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양쪽으로 적당한 양만 뿌려 주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보면 정말 근사한데, 대파 알이 너무 굵어서 익히는 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여러분도 나중에 숯불에 꼬치를 해 드실 생각이라면 대파는 알이 좀 작은 걸로 준비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알이 굵은 대파는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지만 익히기는 정말 안 좋습니다. 만약 이미 알이 굵은 대파를 고르셨다면, 배치를 조금 가운데 쪽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별히 생대파를 좋아하시는 게 아니라면요 ㅎㅎ 그래도 모양은 그럴싸하죠?

  외출하러 간 일행에게 고구마를 주문했는데, 다행히 잘 사 왔더라고요. 그래서 쌈채소와 구워 먹을 고구마까지 세팅을 해줍니다. 그 사이 숯불도 준비되었고, 일을 마치고 쏜살같이 달려온 친구의 남자 친구도 합류했습니다. 그럼 뭐 기다릴 것 없겠죠. 바로 먹을 준비를 해줍니다.

  고독하게 고기를 굽는 남자의 옆모습입니다. 네, 접니다. 안에서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는 사이에 미리부터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맛있는 고기를 대접하기 위한 작은 고생은 괜찮습니다. 고기 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이렇게 고생하더라도 누군가 맛있게 먹어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니까요. 술과 고기, 그리고 좋은 사람이 준비되었으니, 이 자리는 이제 둘도 없는 만찬 자리겠죠. 

  목살과 꼬치, 그리고 마늘 버터구이와 대망의 표고버섯입니다. 감사하게도 버섯은 사장님께서 직접 키우신 작물이라고 인원에 맞게 가져다주셔서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향이 대단히 좋고 쫄깃한 것이 일품이죠. 사실 아침에 라면을 끓이면서 넣어 먹을까 하다가 아무래도 아침은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일 것 같지 않아서 굽기로 했습니다. 아주 좋은 선택이었죠 ㅎㅎ

  대파와 고기, 버섯과 파프리카의 조화도 매우 환상적입니다. 만드는 것이 쉬우면서도 이렇게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꼬치는 정말 좋은 조리방식입니다. 꼬치용 막대기만 있다면 언제든지 시도할 수 있으니까요. 나중엔 어묵도 사서 같이 구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캠핑은 비시즌이지만 이렇게 펜션을 이용하면 사실 시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극동계 캠핑도 최소 한 번은 갈 생각입니다. 어느 기온까지가 제가 차박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인지 확인이 좀 필요해서요. 오히려 여름에는 차박이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덥지 않을 때 자주 다녀야 좋습니다 ㅎㅎ

  아무튼 사장님께서 주신 것은 버섯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이 주전자에 담긴 대추주. 그것이 바로 사장님의 사랑입니다. 직접 담그신 대추주를 이렇게 주시니 술자리가 더욱 풍성한 느낌이네요. 지나치게 달지 않고 대추의 향이 물씬 풍겨 나오는 것이 확실히 좋은 대추를 쓰신 듯합니다. 이렇게 보면 담금주의 맛은 누가 어떻게 담갔는지에 따라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양조에 대한 욕심이 살짝 드는 것은 제가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제가 담근 술을 누군가 맛있게 마셔준다면 기쁠 것 같기도 해서입니다. 양조에 대한 내용은 천천히 공부해 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이렇게나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서 시간이 참 부족하네요 ㅎㅎ

  신나게 먹다 보면 어느덧 목살과 꼬치는 거의 끝나갑니다. 그럼 다음 고기를 준비해야겠죠. 다음 고기는 삼겹살입니다. 다만 삼겹살을 숯불에 구우면 굉장한 불쇼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버너와 그리들을 준비했습니다. 남은 숯은 시장에서 사 온 고구마를 위해 양보했고요. 고구마를 투하하고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아쉽게도 삼겹살을 얹은 직후의 사진이 없네요 ㅠㅠ 고기 굽기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 사진을 너무 못 찍은 듯합니다.

  맛있게 익은 삼겹살과 삼겹살 기름으로 볶음 김치까지 더해지면 환상적인 맛이 납니다. 분명히 제가 찍은 사진은 이거보단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찍었을 것 같은 사진도 없어서 매우 당황스럽긴 합니다. 아무래도 사진 앨범을 한 번은 비워야 할 듯합니다. 용량이 거의 다 차서 그런 것 같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첫 번째 삼겹살은 아주 클래식하고 또 확실한 맛이라 할 수 있는 조합입니다.

  두 번째 판은 직접 만든 초고추장과 파절이를 함께 넣은 조합입니다. 초장 파절이를 불에 익히면 정말 맛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20대 초반부터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면서 이렇게 많이 해 먹었는데, 맛이 좋아서 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항상 권하는 방식입니다. 여러분들도 나중에 고기를 드신다면, 혹시 그릴이 아니라 불판에 드신다면 꼭 이렇게 해서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진짜 맛있거든요 ㅎㅎ

  삼겹살과 돼지기름이 있다면 볶음밥도 빠질 수는 없겠죠. 고기를 다 먹고 나면 이제는 밥 차례입니다. 

  재료를 다듬고 햇반 두 개를 넣어 열심히 볶아줍니다. 그러면 정말 맛있는 볶음밥이 완성됩니다. 알 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죠. 볶음밥을 알배추에 싸서 먹으면 정말이지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아무도 모를 맛입니다. 친구가 가져온 알배추는 정말 요긴하게 잘 먹었습니다 ㅎㅎ 밥을 다 먹고 난 다음에는 불멍을 하기로 했는데요. 그전에 우선 숯불에 넣어 둔 고구마를 꺼냈습니다. 숯 바로 위에 올리면 금방 타기 때문에 주변에 두고 5분 정도에 한 번씩 뒤집어야 하는데, 이게 사실 깜빡하면 금방 2~30분이 지나기 때문에 재밌게 놀면서도 자꾸 생각을 해줘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죠. 모두가 합심해서 그 순간에 기억이 난 사람이 한 번씩 고구마를 뒤집었습니다. 먹을 때는 협동심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고구마가 굉장히 잘 익었습니다. 삼겹살에 구운 김치랑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고, 그냥 김치에 먹어도 맛있습니다. 확실히 잘 사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먹는 일이 가장 행복한 일입니다. 다이어트는 내일의 나에게 잠시 양보하고 오늘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시간입니다. 배가 불러도 자꾸 뭔가를 먹게 되는 것은, 아마 바람이 불고 날이 추워서 칼로리 소비가 빠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드시 그래야 했습니다. 제발요...

  원래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은 안전상의 이유로 개별 화로는 이용이 안 되는 곳입니다. 다만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혹시나 해서 여쭤봤더니 자갈길 위에서 작게는 해도 된다고 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진 화로가 소형이라 아마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신 듯합니다.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은 사장님께서 포인트마다 대형 화로를 켜 주시는데, 그게 저희 방에서는 좀 멀리 있었거든요. 만약에 따로 화로는 없는데 불멍이 하고 싶으시면 화로 근처 방으로 예약을 하시거나 화로 쪽으로 이동을 하셔야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장님은 계속 돌아다니시면서 이런 대형 화로들을 세 군데 정도 늦은 밤까지 켜 두고 계십니다. 아무튼 저희는 제가 가져온 화로를 이용해 불멍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제가 가진 캠핑 용품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이럴 때 기분이 참 좋습니다.

  제 화로를 이용해 불멍을 제대로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불이 참 거세게 잘 일어나는군요. 추운 날씨에 정말이지 한 줄기 빛과 같은 온기였습니다. 특히 이중 연소 방식의 화로라 불꽃의 모양도 굉장히 예뻤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불 앞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하는 중에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의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펜션에서 준비한 불꽃놀이 시간입니다. 폭죽이 터지는 순간을 담아내기가 어려워서 사진이 엉망입니다만, 꽤 오래도록 폭죽이 터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친구 남자 친구가 다음날 생일이라 서둘러 케이크를 준비하고 폭죽 터지는 순간에 맞게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었습니다. 꼬깔을 사랑하던 그 남자가 떠오르네요. 아무튼 그렇게 폭죽도, 불멍도 즐기고 있었는데 친구가 준비한 안주들이 아직 남았습니다.

  불 앞에서 먹는 까나페는 확실히 좀 특별한 맛이긴 했습니다. 아이비 크래커와 오이, 망고치즈? 였나를 활용한 것인데 만들기도 쉽고 맛도 좋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아이비 대신 에이스를 써볼까 하는 말을 했다가 여러 대 맞을 뻔 한 걸 빼면 다 좋았습니다. 오이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실 텐데, 다른 조합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어떤 까나페를 선호하시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녁 5시~6시 사이에서 거의 네 시간을 밖에 있다 보니 몸이 꽤 차가워졌습니다. 이제는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이어갈 차례입니다. 사실 술을 많이 마셨으면 모르겠는데, 술을 덜 마시니까 오히려 날이 춥게 느껴진 듯합니다. 게다가 쉘터도 아니고 그냥 노상에서 불만 쬐고 있으니 무릎하고 손바닥만 따뜻해지는지라 더 밖에 있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릴 때 용돈을 벌기 위해서 막노동을 하러 가면 기다리는 동안 드럼통에 불을 피우고 다들 모여서 불을 쬐곤 했는데, 사실 그런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화로가 작아서 추위를 덜기에는 좀 부족하긴 하더라고요.

  아무튼 서둘러 정리를 했습니다. 고양이가 많아서 음식물 처리는 조금 꼼꼼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가 헤집어 놓고 가면 아침에 청소하기가 매우 귀찮아지기 때문이죠. 예, 저희가 그랬기 때문에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죠. 사장님께서 저희가 입실하기 전부터 켜 두셨다는 보일러는 아주 빵빵했습니다. 따뜻한 바닥에 앉으니 역시 한국의 온돌 시스템이 세계 최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순간에는 홍합탕과 조개탕이 제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먹을 때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음식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홍합이나 조개는 익으면 생각보다 살이 금방 발라지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술 한 잔에 조개와 홍합을 하나씩 먹으면 해산물의 짭짤함과 알콜의 화한 느낌이 어우러져 기가 막힙니다. 버터가 들어간 조개탕이라 약간 느끼한 듯하면서도 뒷맛이 고소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배가 불러서 국물을 들이켜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맛있는 안주였습니다. 오늘 저녁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아주 풍성하게 흘러가네요.

  디저트로 생일 케이크까지 먹으니 정말 완벽한 마무리입니다. 저녁 한 끼이지만, 세 끼의 양을 먹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도 아마 그렇게 먹었을 겁니다. 주말이 지날 때마다 살이 찌는 걸 보면, 놀러 가서 먹는 양이 평소에 먹는 양보다는 확실히 많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몸무게가 이렇게 늘어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겠죠ㅠㅠ 그래도 맛있는 걸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을 멈추기가 쉽지는 않네요. 겨울이 좀 지나고 나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추운 계절이 지나가기까지 좀 더 먹기만 하겠습니다. 엣헴. 그렇게 토요일의 밤이 지나갑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전날의 흔적들을 정리하고 마무리한 뒤에 컵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했습니다. 그냥 끓인 컵라면은 아니고 진짬뽕 컵라면을 조개탕 국물로 끓인 컵라면입니다. 말만 들어도 짬뽕의 맛이 진하게 우러나오는 듯한 느낌이지 않나요?

  얼큰하고 짭짤한 짬뽕 국물에 달달하고 고소한 하늘청 식혜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특히 식혜는 처음 먹어 본 브랜드인데, 다른 식혜들과 달리 지나치게 달지 않고 딱 집에서 만든 맛이 납니다. 식품 명인이 만들었다는 이 식혜에도 정말 따봉을 주고 싶었습니다. 짬뽕과 식혜의 조화가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죠. 짐을 정리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도 했으니 일상으로 돌아갑시다. 돌아가는 길에는 어딘가에 들러볼까 하다가 그냥 집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청주에 들렀다가 테니스를 치러 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거든요. 지난 회식에서 결의했던 3, 4위전을 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영상도 함께 공유를 하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영상을 편집할 능력이 부족해서 쉽지 않네요. 레슨 영상도 준비해서 조만간 포스팅을 진행해보겠습니다. 어떤 내용이 첨가되어야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보은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에서의 1박 2일에 관한 포스팅은 끝이 났습니다. 가족들과 혹은 연인과 함께 방문해도 좋을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 사장님께서 예전에 남자들끼리 온 방과 여자들끼리 온 방을 방팅으로 연결해주셨다는 얘기를 하셨었는데, 내년 봄부터는 미혼 남성들을 모아서 주마다 방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아는 미혼 남성분들께서는 서둘러 연락 주세요. 일단 저부터 해서 4인까지 모집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2021.12.19 - [핫플멋플/핫플멋플(국내)] - 보은 여행 산모랭이 풀내음 펜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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