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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멋플/핫플멋플(국내)

2012년도 내일로 기차 여행 (여수, 여수 밤바다, 여수 엑스포)

by DDragon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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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DDragon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도 남해 여행은 계속됩니다. 기차를 타고 여수에 도착했습니다. 여수에 온 이유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2012년도에 발매된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이 노래 때문입니다. 아주 큰 인기를 얻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노래인데요. 저도 당시에 그 노래를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여수의 밤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여수를 찾았습니다.

  제 이전 글들을 보신 분들이라면 대충 눈치는 채셨겠지만, 여수에 도착했을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태풍이 몰아쳤습니다. 그래서 비바람이 몰아치고 폭우가 쏟아지는 밤이 되었죠. 물론 저는 여수의 밤바다를 보겠다는 일념 하에 어떻게든 밤까지 버텨보기로 합니다. 

 

 

돌산대교와 흐려진 날씨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보이시나요? 당시에 뉴스에서는 큰 태풍이 온다며 여수에 호우주의보인가 태풍경보인가를 내렸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돌산공원에 올라 돌산대교를 바라보며, 급하게 산 편의점 우비와 사진기를 들고 의연하게 버텼습니다.

 

돌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의 모습

 

  돌산 공원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사실 좀 지루했습니다. 왜냐하면 한여름이라 해가 너무 늦게 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기억으로는 8시가 다 되어서 해가 지기 시작했고, 해가 지면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밤바다를 보며 야경 사진을 찍고 싶었던 저는 우비를 사진기에 씌우고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기다렸죠.

  그리고 마침내 밤이 되었습니다. 

  밤이 되자마자 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야경 사진 찍는 법을 잘 모른다는 사실을요. 네, 맞습니다. 사진이 엄청 흔들려서 제대로 된 야경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설상가상 비바람이 불어서 삼각대는 쓰러지고 사진기도 젖고, 가방이며 뭐며 정말 모든 것이 젖어버렸습니다. 부족한 사진 실력을 한탄하며 내려오는 길은 정말 쓸쓸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미리 확인해 둔 찜질방은 돌산 공원을 내려오자마자 바로 있어서 금방 휴식을 취하러 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흔들리고 망했지만, 그래도 그나마 볼만한 사진들을 몇 장 감상하시죠.

 

 

밤바다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구름들
제일 잘 나온 사진

  역시 사진은 작게 보면 더 그럴싸합니다. 원본화질로 큰 화면에서 보면 엄청 흔들리고 못났지만, 이렇게 축소해서 보면 그래도 봐줄만한 것을 보면요. 막 그 대단히 잘 찍은 사진들처럼 그럴듯한 야경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기술의 부족은 많은 것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사진을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아쉬운 여수 밤바다를 뒤로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날에는 여수 엑스포장에 갔습니다. 당시에 내일로 티켓을 구매하면 여수 엑스포 입장권을 만원에 판매하는 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저는 당당하게도 만원에 여수 엑스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수 엑스포는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약 93일 동안 진행되었는데, 저는 거의 끝물에 입장하였음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같은 시국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마스크도 없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줄을 서고 있습니다. 새삼 마스크 없이 외출하고 돌아다니던 시절이 그립네요. 언제쯤 우리는 우리가 알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아무리 코로나가 감기처럼 영원히 우리 곁에 있는다 해도, 결국 우리가 독감을 이겨낸 것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때까지 부디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이야기가 잠시 빠졌습니다. 저는 위에 보이는 아쿠아 플래닛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뭘 하나 보려고 해도 줄을 지나치게 오래 서야 했습니다. 한여름에 거의 두 시간씩 줄을 서가며 무언가를 관람한다는 것이 정말이지 쉽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저는 여행가방에 커다란 사진기도 들고 있었으니 정말 지칠 대로 지쳐버린 하루였습니다. 안쪽은 흔히 아는 아쿠아리움의 모습입니다. 저는 아쿠아리움에 처음 방문한 것이어서 엄청 신기하고 재미있긴 했었습니다.

 

  여수 엑스포에서는 빅오쇼라고 해서 대단히 큰 조형물에 물과 조명을 이용한 저녁 행사를 했었는데요. 대망의 빅오쇼를 보기 전에 팝 페스티벌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팝 페스티벌에는 故 임윤택 님이 계셨던 울랄라세션, 백지영님 등 당시에 유명했던 가수분들이 나와서 축하 공연을 펼쳐 주었습니다. 당시에 아쉽게도 팝 페스티벌은 빅오쇼와 시간대가 좀 겹치기도 했고 빅오쇼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자리를 잘 잡아야 하다 보니 본 공연은 백지영님의 공연만 볼 수 있었습니다. 

 

울랄라세션의 리허설 모습
궂은 날씨에도 열일하시는 모습
귀여운 V도 그려주심

  백지영님의 공연을 끝으로 저는 빅오쇼를 구경하기 위해서 자리를 옮겨야 했습니다. 그나마 일찍 옮겼다고 생각했는데도 사람은 엄청나게 많아서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빅오쇼를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엄청 재밌는 쇼는 아니었지만, 거대한 조형물과 함께 웅장한 사운드와 화려한 조명들을 보니 굉장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빅오쇼가 시작되기 직전

  워낙 조명이 강하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사진기로는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지금의 휴대폰이었다면 차라리 동영상이라도 남겼을 텐데, 당시에 제 휴대폰은 여행하는 내내 배터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동영상조차도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ㅠㅠ

  분명 사진을 찍은 시도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사진들이 많이 날아가면서 대부분 없어져버렸네요. 이밖에도 여수에서는 황소식당에서 게장 무한리필을 먹기도 하고 흥국사나 검은 모래 해변, 마래 제2터널을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아서 한 데 모아봤습니다. 물론 시간 순서나 여행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수습하지 못하고 이렇게 나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로 아닙니다.

 

마래 제2터널에 대한 설명
사람이 파냈다는 터널의 모습
실제로 차가 다녀서 굉장히 무섭다

  보시는 것처럼 마래 제2터널은 사람이 직접 굴을 팠다고 하는데, 일제강점기 때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특히 마지막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어둡고 음습한 기운이 굉장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조명이 있어도 상당히 무서웠습니다. 또한 실제로 차가 다니기도 해서 차가 올 때는 옆에 난 대피장소로 피해야 하는데, 소음이 엄청나게 심합니다. 작고 길쭉한 굴이다 보니 소음이 빠르게 변주되어 제 귀로 꽂히는 기분이었습니다. 

검은 모래 해변
궂은 날씨에도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굳이 바꾸자면 흑사장이 되려나요? 우리가 흔히 아는 백사장, 즉 해변하고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로 모래가 검습니다. 물론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진짜 검은색 모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해변보다는 상당히 어두운 색이라서 신기했습니다. 다만 날씨가 점점 흐려지고 비도 오고 하다 보니 바다에 발을 담그기도 애매해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다음으로는 역시 절을 빠뜨릴 수가 없죠. 영취산 흥국사에도 다녀왔습니다. 

영취산 흥국사 입구
젖은 돌길이 고즈넉하다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사천왕의 모습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사천왕의 모습2

  다른 절에 비하면 사천왕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귀엽지 않나요? 제가 올린 몇몇 절과만 비교해도 엄청나게 순한 인상인 건 사실입니다. 뭐랄까 약간 게임 캐릭터화 된 모습인 것 같습니다 ㅎㅎ

 

금지라고 써 있으면 입장하지 않는다. 그것이 '금지'니까
해우소

  비가 오고 난 뒤라서 그런지 산과 절에 물기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연에는 싱그러움이, 오래된 절에서는 고즈넉함이 묻어나오는군요. 많은 절을 돌아다녔지만 이렇게 마음이 포근해지는 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기분도 마음도, 그리고 분위기마저도 한결 부드럽고 순해지는 느낌입니다.

  여수 여행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내일로에 관한 글은 몇 편 남지 않았네요.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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